‘3500조 공룡’ 국민연금 모수개혁으로 세계 최대 연기금, 위험자산 투자 확대 전망

2025. 3. 26. 00:34별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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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수개혁으로 기금 규모 두 배, 고갈 시점 8년 지연

2025년 3월 20일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은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인상하며 연금 재정 구조를 대폭 손질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적립금은 2050년 약 3500조 원으로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기존 예상(2041년 1777조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커진 규모로, 기금 고갈 시점도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 연기된다. 이는 보험료율 인상으로 연금 수지 흑자가 급증하며 적립금을 쌓을 시간이 늘어난 결과다. 개혁 전에는 2027년 연금 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위험이 있었으나, 이제 10년가량 뒤로 밀리며 장기 투자 여건이 마련됐다.

위험자산 비중 확대, 공격적 운용 전망

기금 규모와 존속 기간이 늘어나며 국민연금의 운용 전략도 공격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2024년 말 기준 1212조 원인 적립금은 해외주식(35.5%), 국내채권(28.4%), 대체투자(17.1%), 국내주식(11.5%), 해외채권(7.3%)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위험자산 비중을 65%로 설정했으나, 연금 수지 적자 시점이 늦춰지며 이를 70~75%까지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수익률을 4.5%에서 5.5%로 끌어올리면 기금 규모는 3500조 원을 넘고, 고갈 시점은 2071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 확대는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필연적 선택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의 도약과 금융시장 영향력

3500조 원 규모는 일본 공적연금(2150조 원)과 노르웨이 국부펀드(2139조 원)를 제치고 국민연금을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만든다. 내년 보험료율 9.5% 적용으로 추가 수입 6조 4300억 원, 지출 증가 4조 5300억 원을 감안하면 약 2조 원이 기금에 쌓인다. 2035년에는 총수입이 225조 4300억 원으로 44% 늘고, 지출은 117조 8600억 원으로 8조 원 증가에 그쳐 적립금 증가 속도가 가속화된다. 이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국내주식 비중이 13%로 유지되면 2050년 455조 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게 되어, 현재(139조 7000억 원)보다 315조 원 추가 매입이 예상된다.

대체투자와 글로벌 역량 강화 과제

2029년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해외주식은 42%, 대체투자는 15%(80% 해외)로 확대된다. 대체투자는 부동산, 인프라, 사모투자 등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연평균 수익률 10.48%(1988~2024년)을 기록하며 주목받는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의 인력(362명)과 글로벌 운용 역량은 캐나다연금(CPPIB, 2443명)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운용사 수수료 절감과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

기회와 우려 공존

모수개혁으로 국민연금은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성장하며 장기 투자 기반을 확보했다. 위험자산 비중 확대는 수익률을 높여 고갈 시점을 늦출 가능성을 열지만, 운용 체계 미비와 시장 변동성 대응은 과제로 남는다. 국내 증시와 글로벌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감안하면, 철저한 준비가 성공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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