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대미 31조 투자 승부수 현대차그룹, 트럼프 관세 돌파와 미국 시장 공략

2025. 3. 26. 06:30별의별/인물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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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백악관

백악관에서 울린 31조 원 투자 약속

2025년 3월 24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발표”라며 환영한 이 행사는 한국 기업인으로서 백악관에서 현직 대통령과 나란히 선 첫 사례로 기록됐다.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를 투자한다”며 자동차 생산(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61억 달러), 미래 산업·에너지(63억 달러) 등 분야별 계획을 밝혔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40년간 투자한 205억 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관세 폭탄 앞 ‘정면 돌파’ 전략

이번 투자는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4월 2일 예정)를 앞두고 나온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무역 흑자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한국도 타격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자동차는 한국 대미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으로 관세 부과 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S&P글로벌)까지 나왔다. 이에 정 회장은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공급망 현지화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니 관세를 낼 필요 없다”며 즉각 화답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와 수직 계열화

투자의 핵심은 루이지애나주에 연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신설하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해외 첫 거점으로, 저탄소 자동차 강판을 특화해 앨라배마(36만 대), 조지아(34만 대), HMGMA(30만 대) 공장에 공급한다. HMGMA는 26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으며, 생산능력을 50만 대로 증설해 미국 내 총 12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도 현지 조달을 강화하며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일관 생산 시스템을 완성한다. 이는 관세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의 ‘강력한 파트너’ 선언

정 회장은 “미국 산업의 미래에 강력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기업”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부흥에 기여한다”고 호응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1300명, HMGMA는 85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한다. 미래 산업·에너지 분야 투자(63억 달러)는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신기술 협력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슈퍼널 사업화로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관세 면제 가능성과 한국 경제 파급

트럼프 대통령의 “많은 국가에 관세 면제를 줄 수 있다”는 발언은 현대차의 투자가 상호관세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또는 한국 전체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낙관하며, 이는 한국 수출 기업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도한 미국 집중 투자가 국내 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의 글로벌 승부수

정의선 회장의 이번 발표는 관세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리더십의 결과물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을 ‘제2의 생산기지’로 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트럼프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투자 집행과 관세 정책의 구체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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